TV읽기- <탑밴드>를 보다

https://dia-na.tistory.com 2011. 9. 9. 09:53

토요일 밤,

죽기전에 해야할 00가지 <버킷 리스트>를 널리 퍼뜨린 드라마 '여인의 향기'를 보고

채널을 돌리다 '탑밴드'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슈퍼스타 K'이후

각 방송사마다 경쟁적으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잔치를 벌이는 것이 마뜩찮아

관심에 두지도 않았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엔 객석에 앉아 있는 한 여인이 너무도 친숙하게 느껴져 채널을 멈추고 시청을 하게 되었다.

그러고보니 <블루니어 머더>라는 밴드의 리더도 낯익은 얼굴이다. 

 

 

 

 

 인규엄마와 아빠다.

혹시나 싶어 늦은밤 확인문자를 보냈다.

내가 본게 맞냐고.

답문은 이렇다.

 

"네, 젠장~~"

 

ㅋㅋ

대학시절부터 밴드를 했다는 인규아빠가 음악을 그만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

그리고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인 줄도 몰랐고.

 

 

뭐 음악에 대해 아는게 없지만, <블루니어 마더>의 색은 너무 밋밋하다는 것다.

보컬의 미모는 인정하지만 음색이 약하다. 보컬이 강했으면 8강까지 갔을까?

 

 

급작스레 성장세를 보이는 서울공연고 의 <WMA >에 밀려

<블루니어 마더> 는 8강 진출에 좌절했지만, 뒤늦게 이 프로그램에 애착이 생긴 나는

주말동안 1회부터 13회까지의 탑밴드를 몰아쳐서 봤다.

(관심 없는 부분은 8배속으로 ^^)

 

         WMA의 보컬의 가창력과 무대 매너는 고교생이라고 믿어지지 않을만큼

파워풀하고 흡인력이 넘친다. 심사위원마저 노력이 아니라 타고난 듯 하다는 평을 들었다.

 

 

심사위원이나 락팬들 사이에서 최강자는 <게이트 플라워즈>이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

 

남궁 원씨인가가 이밴드는 내가 심사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했던가.

기타의 신 신대철씨도 흐믓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멘토를 자처했던 밴드.

뼈속까지 락커라는 그들. <게이트 플라워즈>

다들 결승까지 갈거라고 믿는 최강밴드. 하지만 대중성면에선 장담을 못하지.

 

오래 오래 잔상에 남는 밴드는 TOXIC 이다.

 

 

락밴드가 이렇게 꽃미남이어도 되는 건지.

2인조 밴드지만 구사하는 음악은 2인조라 믿겨지지 않을만큼 웅장하고 파워풀하다.

나는 이 팀을 끝까지 응원하련다.

그런데 대진표에서 복병을 만났다. 바로 <브로큰 발렌타인>

 

<브로큰 발렌타인> 뭐 웅장하면서 시원스럽고 밴드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는 밴드.

무대를 보면 팬이 될 듯.

 

연주의 안정감이나 조화, 연주력에서 완벽하다는 평을 받는 밴드.

흑흑. TOXIC과 브로큰 발렌타인의 대결은 미리보는 결승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브로큰 발렌타인>이 진출할 거란 예측도 무성.

(TOXIC이 좌초되면 이팀을 응원해야지...)

 

 

<시크> 밴드명 처럼 도시적이고 세련된 음악을 들려줬다.

 

 

8강진출엔 실패했지만 내심 높이 평가했던 밴드. <시크>

'노브레인'을 이어갈 <아이씨 사이다>에 밀렸다.

곡 선택을 달리했다면 8강에 진출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아이씨 사이다> 그들의 락은 행복하고 즐겁다.

 

밴드의 다양성 차원에서 보기만 해도 즐거운 <아이씨 사이다> 같은 팀도 있어야겠지.

그리고 그 다양성의 한 축 음악의 장르

라틴 밴드 <라떼라떼>는 경연을 거치며 매번 진화해 가는 느낌을 갖는다.

 

 

 

<라떼라떼> 즐기며 연주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던 밴드.

보컬이 라틴 댄스로 보여 준 리듬감이 16강 진출에 한 몫했던 듯.

 

그리고 독특함에서 빠질 수 없는 밴드 <POE>

 

 

<POE> 밴드의 개성면에서 단연 독보적.

음색도 역시.

보컬이 남자로 오인될 만큼 중성적인 이미지를 지녔다.

'뮬렁곈'(물렁물렁한 외계인)이란 이름의 그녀의 음색은 몽환적이면서 호소력이 짙다.

그녀를 보면 어린왕자(머리색때문인가?)와 아일랜드가 떠오른다.

 

대상을 잡긴 어렵겠지만 뚜렷한 음색으로 4강까지는 가지 않을까?

 

 

인규엄마는 남편의 밴드 열정이 부담스럽고 짜증나겠지만,

(밴드의 시선이 아닌 락커의 아내의 입장에서 보면 모범적인 가장은 결코 아니니까)

인규아빠가 참으로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성장과 경기 침체가 오랫동안 사람들을 짓누르자

사람들은 삶의 태도를 바꾼 듯 하다.

'미친 듯이 벌어서 나중에 편하게 살자'가 아니라

적게 벌고 아껴 쓰더라도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로 말이다.

 

그런 면에서 빨리 발음하면 '불륜녀 마더'로 들린다는 <블루니어 마더>의 한준희씨는 꽤 선각자였던 셈.

 

저조한 시청률을 극복하고

<탑밴드> 시즌2가 꼭 개설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재량휴업일' 아침에 뜬금없는 글을 써 본다.

 

탑밴드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