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주저리

펌)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돌 기사 +

https://dia-na.tistory.com 2010. 3. 21. 17:59

퇴근길에 혹은 저녁을 준비하며 늘 듣던 방송인데 정작 20주년이 되는 어제는 듣지 못했다.

주말, 쇼핑 카트를 밀고 다니느라...

 

결혼후 4,5년을 집에서 살림만 하던 때가 있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이웃들과 전혀 소통하지 않고 집안에서만 틀어박혀 살았다.

젊은 주부들이 많은 아파트가 아니고 단독주택이어서 더 그랬는지도 몰랐다.

 

앞집의 아낙이

"도대체 집안에 틀어박혀 머혀? "

라고 물어와도 더이상 말을 섞지 않고 그냥 웃으면서 돌아들어왔다.

 

그때 내곁엔 라디오가 있었다.

 

FM 채널을 구미에 맞게 돌려놓고 아이를 돌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하루를 보내곤 했는데,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시계가 느긋하게 흘러가던 때였던 것 같다.

 

저녁 6시.

<음악캠프>의 익숙한 시그널에 맞춰 저녁을 준비하고 식사를 했다.

한때 에버랜드에서 진행하는 공개방송에 다녀오기도 했다.

산후 우울증 해소차 남편이 배려해준 덕분이었던 것 같다.

 

느즈막이 들어오시는 시어머니 맞이와 낮밤이 뒤바뀐 아이를 돌보며

즐겨 듣던 심야 프로는 '전영혁'씨가 진행하는 프로였다.

<전영혁의 음악여행>이었던가???

매니아층만 듣던 프로라 타이틀만 바꿔 KBS에서 SBS 사이를 오가던 프로였다.

 

낮은 시청률로 인해 전영혁씨 프로가 폐지된다는소식을 듣고 

온라인에 반대서명을 하다가 알게 된

'난공불락'이란 동호회의 정기모임에 매달 나가기도 했다.

 

신촌의 '부두'에서 매월 말에 열렸던 음악감상회는

둘째를 임신한 채로 몇 번 참석하기도 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나 혼자만의 나들이였다.

(나중에 가게 주인이 비워달라고 하는 통에 그 '부두'는 사라졌다.)

 

김세원씨의 말마따나 한 달에 한번 그곳에 가서

'음악으로 샤워를 하고'나면 간헐적으로 찾아오던 우울증이 한동안 멀어지곤 했다.

 

재작년엔가 ... 결국 전영혁씨의 프로그램은 사라졌다.

마녀사냥처럼 허위학벌 파문의 파도에 휩쓸려 그리 되었던 걸로 기억핬다.

그 당시 나는 더이상 심야프로를 듣지 않고 있었다.

매일 아침 6시에 눈을 떠 출근 준비를 해야하는 직장인이

1,2시에 시작하는 심야프로를 고수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도 그 프로그램이 <음악캠프>처럼 장수했으면 하는 바람은 한결같았다.

 

이제 대한민국 라디오 프로그램 중 팝송 전문은 딱 하나 남게 되었단다.

 

살림만 하던 그때,

가장 부러웠던 직업은 <배철수의 음악캠프> 프로듀서였다.

진행자였으면 좋았겠지만 당시에도 진행자는 부침이 많아 안정감이 없었으므로

한결같이 음악과 내로라하는 뮤지션을 접할 수 있는 품격있는 라디오 음악피디가 부러웠다.

 

그래서 둘째가 태어났을때

우습게도 당시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담당 피디였던

'김예나'피디의 이름을 따서 둘째 이름을 '예나'라고 지었다.

 

이름속에 '어질다' 라던가 '예지'같은 뜻이 들어갔으면 해서

첫째 아이 이름속에 '어짊'을 넣었고

둘째 예나에게는 ' 밝을 예'자를 씀으로써 그 소원을 풀었다.

 

자, 그럼 우리 예나가

그토록 부러워했던 <음악캠프> 피디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일단은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앞으로도 10여년은 더 장수하기를 먼저 기원할 따름이다.

 

딸아, 피디가 아니어도 좋으니 네 영혼의 안식처가 될 수 있는 음악의 기호를 얼른 깨우치길 바래. 

 

-------------------------------------------------------------------------------------------------------------------

 

20돌, 음악캠프] "광고듣겠습니다"…배철수가 세운 기록

[스포츠서울닷컴 | 서보현·이현경기자]MBC-FM포유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19일로 20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지난 1990년 3월 19일 첫 방송을 시작한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팝전문 라디오프로그램으로 20년 동안 명성을 쌓아온 장수프로그램이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최장수이자 단 하나 남은 팝 음악 전문 라디오인 만큼 많은 수 많은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20년을 청취자와 함께 한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숫자와 기록으로 정리해봤다.

▶ 1 -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팝 음악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 숫자다. 이로써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유일무이(有一無二)한 팝 음악 전문 프로그램이자 국내 최장수 팝 음악 전문 라디오라는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또한 DJ인 배철수 역시 최장수 팝음악 전문 DJ라는 기록을 가지게 됐고 그의 모든 행보는 라디오의 역사로 남게 됐다.

▶ '광고 듣고 오겠습니다' - 지금은 흔히 들을 수 있는 이 말, 하지만 이 문장의 시작은 배철수였다. 배철수는 과거 DJ들이 '전하는 말씀 듣고 오겠습니다'라고 에둘러 말하던 것을 '광고 듣고 오겠습니다'라고 직설적으로 바꿔 말해 큰 화제를 모았다. 솔직한 모습이 매력적 배철수 다운 표현이었다.

▶ 롤링스톤즈의 'satisfaction' -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시그널 음악이다. 경쾌한 사운드가 기분좋은 이 음악 역시 20년 째 흐르고 있다. 덕분에 최장수 시그널 타이틀이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가수 김수철이 배철수에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는 원곡 대신 비엔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Satisfaction'을 사용하고 있다.

▶ 박혜영 - 박혜영 현 MBC 라디오본부 부국장은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첫번째 PD이자 배철수의 부인이다. 두 사람의 결혼은 라디오 PD와 DJ의 만남으로 당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배철수는 지난 2008년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혼기를 넘긴 청춘 남녀가 좁은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매일 앉아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호감을 느끼게 됐다"며 러브스토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 김경옥 - '음악캠프'의 오프닝과 '철수는 오늘'을 집필하는 김경옥 작가 역시 13년의 구력을 자랑한다. '음악캠프'에 깊이를 더하는 김경옥 작가의 글은 매일 오후 손글씨로 쓰여져 팩스를 통해 전달된다. 그의 주옥같은 글들은 책으로 묶여 출판 되기도 했다.

▶ 임진모 -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13년 동안 출연했다. 국내 라디오 프로그램 게스트 가운데의 최장수 게스트 기록이다. 매주 목요일 '임진모의 스쿨 오브 록'을 진행하는 그는 "평론가로 활동했던 시간과 '음악캠프'에 출연한 기간이 같다"고 말할 정도로 '음악캠프'의 산 증인 중 하나다.

▶ 22 명 - 음악캠프 거쳐 간 총 PD 수다. 지난 1990년 3월19일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 연출을 맡았던 박혜영 PD를 시작으로 현재 정홍대 PD까지 모두 22명의 연출자가 배철수와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 배철수는 매해 바뀌는 PD의 스타일에 맞춰가며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 28초 - 20년 방송 동안 무음이 가장 길게 이어진 시간이다. 지난 2000년 오프닝 음악을 고르다 방송이 시작한 줄 모르고 28초 동안 무음 상태가 이어진 것. 배철수가 20년 간 '음악캠프'를 진행해오면서 실수 한것은 이날 단 한 번 뿐이었다.

▶ 113명 -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다녀간 해외 팝스타의 숫자다. '음악캠프'는 명실공히 내한스타들의 필수 방문 코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많이 다녀갔다. 총 113명. 전설적인 록그룹 '딥 퍼플'과 '메탈리카'는 물론 머라이어 캐리, 비욘세,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 리키마틴 - 리키 마틴은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최다 출연 해외 아티스트다. 그가 출연한 횟수는 총 4번. 방한 때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잊지 않고 방문해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 리한나 - 가장 최근에 '음악캠프'를 방문한 팝스타다. 방송 후 리한나가 배철수에게 뽀뽀하는 듯한 포즈로 찍은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같은 리한나의 모습에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배철수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 7306회 - 지난 1990년 3월 19일에 시작한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20년 동안 총 7306회를 방송했다. 지난 2009년 5월에는 7,000회를 맞아 팝음악 역사상 명곡으로 평가받고 있는 최고의 음악들을 선정해 기념 음반을 발매했다. 배철수가 직접 선정한 곡들이 시대별로 나눠져 있어 음악 팬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 109500 곡 - 20년 간 방송한 음악의 곡 수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하루 평균 15곡을 방송한다. 이렇게 20년 동안 청취자에게 들려준 음악은 무려 10만 곡이 훌쩍 넘었다. '음악캠프'의 선곡 과정은 총 3단계. 청취자의 신청곡 100여곡 중 배순탁 음악작가가 50곡 정도로 추린다. 그 중 정홍대 PD가 30곡을 골라 CD를 준비하고 최종 선곡은 배철수가 결정한다.

▶ '배철수와 10년 나기' -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우리나라 최초의 라디오 동호회도 탄생시켰다. 혼자 듣고 즐기는 라디오가 아닌 최초의 팬클럽 개념이 도입된 청취자 집단이 탄생한 것. DJ 배철수에 대한 청취자들의 무한 애정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글=서보현·이현경기자, 사진=김용덕·이호준기자>

<관련기사>

▶ [20돌, 음악캠프] "20년이 흘렀고…레전드가 됐다" (종합)

▶ [20돌, 음악캠프] "○○이 없다보니"…제작진이 밝힌 장수비결

▶ [20돌, 음악캠프] "보핍보핍이 나왔다?"…비하인드 스토리

<스포츠서울닷컴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