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연수- 칠보공예

https://dia-na.tistory.com 2011. 2. 10. 22:24

 

작년 여름 가산디지털 단지에 있는금하칠보 본사에서

칠보공예 3급 지도자 과정을 이수받고 두번째 연수다.

올겨울 이사를 하느라 여러모로 분주해 겨울 연수를 미루려 했는데,

북중 샘들이 안양까지 가는 차편이 필요하다고 꼬옥 신청하라고

전화가 와서 좀 떠밀려 받은 감이 많은 연수였다.

(칠보공예 창작과정을 연수받으려면 군포에 있는 금정 초등학교까지 가야한다.

가는데 50분, 오는데 1시간 반이 걸렸다. 1월 중순이라 눈발때문에 좀 걱정했다.)

 

하지만 어리버리 했던 여름에 비해 그래도 한번 연수를 받았다고

훨씬 수월해진 손놀림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1주일을 보냈다.

여름에 30여명이 복작거리면서 받았던 데에 비하면

이번 연수는 12명에 불과해 가마 대기 순서가 널널했다는 것도 만족감을 높여준 이유가 될 것이다.

 

 

1. 마블기법

 

 

불투명 유약을 올리고 휘젓기 방법(마블)을 이용해 만든 나비인데,

마블 기법은 좀 연습을 해야 깔끔한 모양이 나오는 듯 하다.

초보와 베테랑의 차이가 확연한 기법 중 하나가 아닐지.

 

 

 

용도는 바느질 함이다.

같은 디자인의 립페레트가 있어 그걸 6개나 주문했는데

립페레트가 품절이라 할 수 없이 바느질함으로 대체 구입했다.

신세 진 분들에게 선물할 용도로 만들었다. 6개나.

연수받는 이들이 많았다면 가마앞에서 줄서느라

6개씩이나 만들 시간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래에 있는 바느질함이 마블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위에 있는 것은 분유기법을 썼다.

둘다 이미 시집간 (선물한) 아그들이라 보관용으로 찍어 뒀다.

 

위에 있는 아이는

흰색>청자>코발트 를 올려서 투명유약을 올렸고

밑에 있는 아이는

도화>홍주적>중적을 썼다.

 

 

2. 조금 기법

 

문양 소지의 표현법 익히기

 

 

동판에 문양이 새겨져서 나온 반제품위에

투명 유약을 올려서 완성한 것이다.

얘도 시집갈 아이.

 

 

 

3. 은박기법

- 은박 위에서의 유약 색상변화 이해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린 기법이다.

 

오팔백색을 올려, 은박을 씌우고 구워낸 뒤

은박용 칠보유약을 올려 다시 구웠다.

 

샘플 문양을 비슷하게 도안해 유약을 올렸는데,

은용 칠보유약을 올려 이 문양을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팬던트나 가방악세서리로 활용하게끔 만들어진 반제품이라 핸드백 핸들링에 달아줬다.

정성이 많이 들어간 아이라 차마 시집보내지 못해 내가 갖는다.

 

 

 

4.동선 기법

 

 

 

 

 

 

1차로 칠보유약을 올려 한번 구운뒤 (이걸 소성이라고 하는데 영 어색해서 굽는다고 쓴다.)

0.8mm 동선을 꼬아 문양을 만들어 그위에 올린 뒤 가마에서 동선이 부착될 때까지 구워낸다.

그리고 그위에 다시 불투명 유약으로 채색해서 구웠다.

온도가 높아 1차로 올린 투명유약이 좀 탔다.

이 아이는 2년전 퀼트로 만든 딸아이의 베낭앞에 부착해주었다.

 

 

 

동선 기법을 이용해 만든 바느질 함이다.

거듭 말하지만 원래 원했던 것은 립파레트였다.

꿩대신 닭.

여행갈 때 이렇게 작은 바느질함을 화장품 주머니에 넣어가는 것도

꽤 실용적일 거라 생각해 밑에 아이는 내가 갖는다.

 

우리조의 도화 유약에 이물질이 들어갔는지,

바탕이 탁하게 나온 것이 좀 걸린다.

위에 아이는 시집갔음.

 

5. 은선 기법

 

 

 

동선에 비해 은선은 다루기가 쉽다.

그러나 온도가 조금만 높아도 녹아버리는 단점이 있다.

샘플 그대로 만든 5cm짜리 동판 작품인데, 

생각보다 색이 잘 나와서 관액자를 구입해 액자로 만들었다.

(사진은 파일프로그램의 액자, 관액자는 훨씬 큼)

 

 

도화색을 좋아해 바탕을 도화로 올리고 꽃문양을 은선으로 올렸는데,

너~무 맘에 안든다. 보기 싫어서 주변에 반짝이를 둘렀다.

둘째가 좋아라 한다.

옛다, 너 가져라.

 

 

7. 분유기법

 

 

불투명 유약으로 한번 구운 뒤

어두운 투명유약을 올리면 밑에 있던 불투명 유약이 올라오는 데

이걸 분유기법이라고 한다.

나를 위해 만든 머리 끈과 뒤꽂이다.

 

중배추 바탕에 노랑,백색,홍주적을 올려 구운 뒤

분유가 가장 잘 일어나게 한다는 중가지를 두번째로 올려 구웠다.

 

 

 

 

8. 연수 마지막날

나만의 작품 만들기

 

 

반제품으로 나온 촛대 2개를

자기가 가장 자신있는 기법을 이용해 만드는 것이 마지막날 수업이었다.

 

나는 은선보다는 동선이 다루기가 좋아

토막난 동선을 재활용하여 디자인을 꾸며봤다.

 

왼쪽은 도화, 오른쪽은 뭐더라?

 

 

옆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거실  책장에 올려놓고 찍었는데

영 폼이 안나네.

 

촛대로 쓰기 보다는 그냥 장식용으로 놔 두는 게 나을 듯.

 

 

기초반 작품도 탐이 나 만들어 본 시계

 

 

 

 

 

 

 

 

군포에서의 연수는 기초과정과 창작 과정을 같이 했다.

마지막 날창작과정에서 촛대를 제작할 때 기초반은 시계를 만들었다.

 

시계가 탐이 나 즉석에서 시계반제품을 구입했다.

완성된 시계는 맘에 든다.

멋지긴 한데, 얘를 어떻게 거냐???

 

관액자 큰 사이즈를 구입해 시계를 넣어봤는데

 아무래도 숫자를 사서 관액자 바탕에 붙여야할 것 같다.

원래 제작당시 세우는 용도로 나왔을지 싶다.

밑에 발은 장식용 접시 발을 가져다 얹어보았다.

 

 

 

 

 

 

 

선물용 보타이

 

 

 

 

 

우리 조에는 우리나라에서 하나밖에 없다는

'금은세공 특성화 고등학교'샘이 두분이나 계셨다. 둘다 남선생님.

덕분에 조언을 많이 받았다.

(이 분들은 칠보공예 책도 내신다고 하셨다.

연수받을 때만 해도 아직 출간 전이었는데, 조만간 서점이 나올 듯.)

금속공예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 가면 좋을 듯 하여 명함을 받아뒀다.

교장샘과 교감샘께 드릴 만한 소품을 추천해 달랬더니 보타이를 말씀하셨다.

타원형으로 주문했는데, 나중에 보니 사각형이 나을 뻔했다.

 

전혀 관심없던 주상이 보타이를 보고 탐하기에

" 이건 너~무 후진 거야.

여름에 다시 연수 받아서 진짜로 멋있는 걸로 해줄게.

그냥 얜, 선물용으로 후닥닥 만든거야."

하며 흑심의 눈길을 거두게 했다.

 

학교에 재직중에 관리자에게 선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사심이 담긴 선물이다.

가끔 집안이 어려운 아이가 미술을 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금은세공 특성화 고등학교 진학도 고려해볼 만 할 것 같아서였다.

(전문계고는 학비가 무료다.)

이런 아이들에게 칠보공예를 알리고 싶은데,

그러자면 학교에 칠보 가마가 있어야 한다.

가마만 있으면 방과후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평생학습으로 학부모 강좌 개설도 가능할 것이다.

 

" 이거 받으시고, 미술샘들이 가마 주문 신청하면 꼭 승인해주세요~"

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흠...

올해는 계발활동때 시사 토론반 이런 거 말고

칠보공예반을 운영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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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3 아이들 졸업식이 있었다.

 

교단에 선다는 건 도를 닦는 행위다.

질풍노도의 시기의 아이들과 온종일 같이 하다보면

뭔가를 확 집어 던지고픈 충동을 자주 느낀다.

 

남은 학급비로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구입한 뒤

그냥 나눠주기가 뭐해 모든 아이들에게 짧은 글을 썼다.

(워드로 쳤다.)

 

졸업식 전날까지 뺀질거리며 보란듯이 청소시간에 도망간 아이,

아침에 얼굴 한번 비추고 사라진 아이,

 심부름을 시킬라 치면 "싫은데요?" 하는 아이,

" 왜 제가 해야해요? " 하는 아이,

이런 아이들의 이름밑에 좋은 글을 써주자니

한숨이 절로 나왔으나, 도닦는 마음으로 간신히 메모장을 채웠다.

 

돌아보면 그래도 작년 한해는 그런대로 괜찮은 아이들을 맡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6반에 비하면야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