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서재>

https://dia-na.tistory.com 2012. 1. 26. 22:05

 

 

명진출판사에서 기획한 '우리 시대 아이콘의 서재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다.

(그러나 책의 내용은 최재천 교수의 자서전에 가깝다.)

 

언제부턴가 출판계나 학계에서 '통섭'이란 말을 쓰기 시작했다.

학문간의 융합?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그 '통섭'이란 말이 확산되는 시발점에 최재천 교수가 있었다.

 

책날개에 씌여 있는 그의 이력을 보니

요즘의 중고생들에게 익숙한 이름일 것 같다.

중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개미와 말한다> <황소 개구리와 우리말>이 실렸다고 하니 말이다.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순전히 알라딘의 상술때문이었다.

관련도서 포함 8만원 이상이면 영화속에 등장했던 '플립시계'를 준다기에

행여 마감될세라 허겁지겁 책을 담아 배송받았다.

물론 플립시계와 함께.

(플립시계는 영화 '사랑의 블랙홀'처럼 왠지 눈을 뜨면 같은 날이 계속 반복될 것 같은 기대를 하게 만든다.)

 

책은 쉬이 읽히고 더러 감동도 받고 또 부모로서 자책을 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인재 뒤엔 늘 강인한 어머니라는 버팀목이 있곤 하는데 그도 예외는 아니다.

타고난 두뇌도 있었지만, 그를 안내하고 지원했던 어머니의 지지가 없었다면 오늘의 그는 없었을 것이다.

 

한때는 시인을 꿈꾸었고, 조각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기도 했지만,

우연히 서울대 동물학과에 입학한 그는 학부시절 내내 전공보다는 동아리활동에 몰두 한다.

 

'배울 준비가 되었을 때 스승이 나타난다'는 부제처럼

하루살이를 연구하는 조지 에드먼즈 교수의 만남으로 그는 자신의 갈 길을 찾게 되고 유학을 준비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인생관, 가치관, 세계관을 하루아침에 바꿔준 놀라운 책으로

<이기적 유전자>를 소개하고 있다.

 

세상을 살면서 한 권의 책 때문에 인생관, 가치관, 세계관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경험을 하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대부분은 아마 단 한번도 그런 찌릿한 경험을 못 하고 생을 마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기적 유전자>을 읽으면서 그런 엄청난 경험을 했다.

...

점심때부터 읽기 시작한 것이 다 읽고 난 두에 눈을 들어보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밤을 새운 것이다.

나는 붕 떠 있는 기분을 느끼며 밖으로 나왔다. 해가 막 뜨려는 뿌연 새벽이었는데,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은 어제 점심 이전과 완전히 달랐다. 오랫동안 의문이었던 많은 문제가 서서히 답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이런 느낌을 경험해 본 적은 있지만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된 책이 있는지는... 글쎄...다

 

또한 행복한 과학자가 되려면 '글쓰기'가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공감!)

과학분야가 아니더라도

어느 분야에서든 글쓰기는 중요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알리는 방법으로서의 글쓰기 (테크니컬 글쓰기)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소양일 것이다.

 

책의 작은 제목들도 삶의 지침이 될 법 하다.

 

기회를 만드는 데는 용기가 필요한 법이야

- 무모하다 싶은 용기가 그를 거장중의 거장 윌슨 박사와의 만남을 이끌어냈고, 그의 제자가 되었다.

 

사람은 사람으로 말미암아 사람이된다

- 그의 인생을 보면 좋은 스승과의 만남이 또 다른 인연을 낳아 그의 삶을 이끌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하버드  학생들에게 배운 지혜

...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해야 할 일을 미리 한다'는 것이다.

- 이건 내가 지금부터 시작해야할 습관!!!

 

행운은 무작위적으로 방문하지 않는다.

준비가 된 곳에만 방문한다.

현실의 눈으로 보면 이룰 수 없는 꿈이나 목표일지라도 조용조용 준비하면서 차분하게 기다리면,

언젠가는 행운의 여신이 악수를 청하게 되어 있다

- 대기만성형의 인재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문구.

 

 

세상에 쓸모 없는 경험이란 없다.

 

좋은 두뇌를 타고 났고

헌신적인 부모님을 두었고,

우리나라 최고 학부를 나와 유학을 다녀왔고,

좋은 인연이 나타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도움을 주었고...

 

범인이 따라잡기엔 그가 '넘사벽'의 이력을 지니고 있으나,

자신의 진로를 놓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겐 좋은 아이디어를  줄 수 있지 않을까?

꼭, 생물학자가 아니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