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아름다움>,심상정

https://dia-na.tistory.com 2012. 2. 10. 21:49

2007년,

<사회선생님이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책을 쓰기 위해 자료를 모으던 중

심상정 의원에 대해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부동산 통계에 관한 한 가장 정확하면서도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는 의원.

누군가는 우리나라 여자 대통령이 나온다면 바로 심상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녀가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2006년 당시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107%였지만

자기집에서 사는 자가율은 50%를 밑돌았다.

이유는 뭘까?

누군가가 많은 집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당시 우리나라에서 주택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람은 주택임대업자로

1위가 1083채였고, 2위가 819채였다.

 

세월이 흘러,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안홍준 한나라당 의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매입임대주택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람은 총 2123채의 집을 가졌다고 한다.

(혹 2006년 1083채의 주인공이 아닐지...)

 

특히 서울과 인천·경기도 등 수도권 매입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주택이 전국 임대주택의 절반이 넘는단다.

집을 아무리 많이 지어도 지어도 모자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도권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임대주택 수는 총 13만8656가구로 전국의 임대주택(23만3250가구)의 59.4%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하여간...

부동산 자료조사차 알게 된 심의원의 자서전이 알라딘에서 엄청난 할인가로 나오기에 장바구니에 넣어뒀는데

폭풍 책 사재기를 할때 같이 달려왔다.

 

80년대 골수 운동권에 몸담고 있던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사고가 경직되고 정체되기가 십상인데, 책을 통해 알게 된 그녀는

훨씬 유연하고 대담할 뿐만 아니라 한가지에 파고드는 집중력과 이를 통해 실현가능한 정책들을 이끌어내는 뚝심에 경탄을 하게 된다.

 

가끔, 딸아이에게서 싸한 냉기를 느낄 때,

그것이 꼭 사춘기이기 때문에 내비치는 순간의 광기가 아니라

콘크리트 더미속에서 자라날 수 밖에 없는 도시인이 가진 한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했다.

 

왜냐하면,

어린 시절을 흙을 밟고 살아온 사람에게는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에게선 절대로 풍겨나오지 않는 따스한 온정이 배여있기 때문이다.

 

실패와 좌절을 오뚝이 처럼 딛고 일어서는 그녀의 낙천성또한

흙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두 딸아이에게 미안해진다.

 

그리고 이 책에서 얻은 횡재.

정지영 영화감독의 추천사 '영화계에 그의 팬이 많은 이유'라는 글속에 담긴 시 한편이 있다.

 

 

전진하는 것은 흔들린다

                                                     -민후립-

 

코뿔소 얼룩말의 내달음

돌고래의 솟구침

갈매기의 비상과 날개짓

마라토너의 부지런한 팔질

모두 흔들며 나아간다

 

대저 흔들림 없이 전진하는 것은 없다

갈등과 망설임, 가슴 속 떨림없이

성숙해지는 마음은 없다

바람맞으며 뿌리발 깊이 내리는

풀과 나무 또한 흔들리며 성장한다

전진하는 것은 성장하는 것은

모두 흔들린다.

지 스스로 앞뒤 좌우를 분별하며

빠르게 조화롭게 균형있게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