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육&인문학 강의

창체 혹은 애매한 시간을 위한 <영화 읽기>- V포 벤데타

https://dia-na.tistory.com 2018. 7. 5. 00:19

올해 우리 학교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2차 지필이 끝난 7월 중순 5일동안 인문,사회,자연,예체능 과목군을 나누어 창체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저는 인문학2  프로그램 중 <미투 세이프티 핀> 을 기획하고 있고

민주시민교육과 관련한 영상 자료 학습지를 제작했습니다.


<1987>을 염두에 두었다가, 왠지 이 영화는 많이 봤을 것 같아서, 좀 오래되긴 했지만 여전히 시의성 있는 <브이 포 벤데타>로 변경했습니다. - TV에서 자주 방영되었다고 하는데 아이들은 거의 안봤다고 하더군요. <1987>도 학급당 절반 이하 정도만 관람을 했고.





<브이 포 벤데타>는 앨런무어의 동명의 그래픽노블(예술성 있는 작가주의 만화)이 원작이고 매트릭스를 제작했던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을 맡았습니다. 원작은 극보수주의 노선을 걷던 80년대 영국 대처 정부를 은유했다면, 워쇼스키 형제는 2034년 전체주의 하에 있는 런던을 암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무어는 자신이 원작에서 그려냈던  파시즘과 무정부주의가 영화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영화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출하였고 엔딩 크레딧에서 자신의 이름을 올리지 말 것을 요청했습니다.




<브이 포 벤데타>는 조지오웰의 <1984>를 많이 닮았습니다.

배경이 런던이고 전체주의 사회이며

그 사회가 표방하는 슬로건도 비슷합니다.

<브이 포 벤데타>의 최고 권력자인 서틀러역의 배우는 영화화된 <1984>에서 주인공 윈스턴 역을 소화했던 이력도 있습니다.





1605년 영국 제임스 1세의 가톨릭교도 탄압에 저항해 국회의사당 폭파를 시도했던 가이 포크스에서 유래했다는 가이 포크스 가면은 영화에서 V가 착용해 저항의 이미지로 확대되었고

미국에서 2011년 금융자본주의를 비판하는 '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비민주적 봉건적 행태를 비판하며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시위를 할 때 쓰기도 했습니다.


영화 서두에서 V는 여주인공 이비에게 자신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보라(Voilà)! 모습이(view) 겸손한 보드빌(vaudevillian) 베테랑(veteran)인지라 운명의 장난(vicissitudes)에 따라 피해자(victim)나 가해자(villain)의 역할(vicariously)을 맡고. 이 모습(visage)은 덧없는(vanity) 겉치레(veneer)가 아닌, 이제는 사라진(vanished) 공허한(vacant) 민중의 소리(vox populi)의 자취(vestige). 그러나, 이 되살아난(vivified) 과거의 원통함(vexation)에 대한 용감한(valorous) 천벌(visitation), 그리고 악(vice)의 선봉(vanguarding)에 선이 썩고(venal) 유해한(virulent) 버러지들(vermin)을 패배시키고(vanquish), 폭력적인(violently) 잔인함(vicious)과 탐욕적인(voracious) 침입(violation)을 하사(vouchsafing)할 의지(volition)를 맹세(vowed)하나니! 유일한 판결(verdict)은 복수(vengeance). 가치(value)와 진실(veracity)을 위해, 신에게 축원하는(votive), 하지만 헛되지(vain) 않은, 언젠가 조심성 있고(vigilant) 고결한(virtuous) 자들을 해방(vindicate)시킬 피의 복수(vendetta). 허허허, 허허. 아무래도(Verily), 쓸데없이 긴 말들(verbiage)의 비시수아즈 수프(vichyssoise)가 너무 장황(verbose)하게 빠졌었군(veers), 이쯤 하고, 간단히 덧붙이자면 자네를 만나 정말 영광일세.

브이(V)라고 부르게.”  

 - 위키백과에서 인용


V로 두운을 맞춘 말장난이 무척 센스가 있죠?

(그래서 학습지에도 넣었습니다.)


영화속에선 프로파간다로 보일만큼 상징적인 대사들이 참 많습니다.

그것이 영화라는 장르가 갖는 예술성을 침해한다해도

새겨들을 만한 경구라 자잘한 질문으로 학습지 문항을 작성했죠.


영화 러닝 타임이 2시간이 넘기 때문에 학습지까지 진행하려면 3~4 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학습지를 4쪽으로 줄이기 위해 글자 크기를 조절하고 자간을 좁혔는데,

4차시로 진행할 경우 가이포크스 가면 그리는 페이지를 따로 배치하고

자잘한 질문으로 제시했던 명대사를 캘리그라피로 작성해보는 것도 고려할 만 합니다.



학습지의 " 선의를 위한 폭력은 정당한가? " 란 큼지막한 질문은

통합사회  <4. 인권보장과 헌법 > 단원 중 비폭력 불복종 운동 부분과 연관지어 조별 토론을 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학습지 제작을 위해 자료를 검색하던 중 고요한 본교무실의 정적을 깨뜨릴 만큼 빵터지게 번역한 V 의 자기소개 번역문.



'비읍'이라고 부르게. ㅋㅋㅋ

출처를 밝히고 싶은데 어디서 가져왔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 추가 컷

- 아시아나 직원들도 기내식 대란으로 촉발된 오너 일가의 행태를 비판하며 촛불시위를 시작했는데,

 역시나 가이 포크스 가면이 등장했네요.

출처 : 2018.07.06 연합뉴스



영화 감상문(브이 포 벤데타 학생용).hwp

영화 감상문(브이포벤데타 교사용).hwp




영화 감상문(브이포벤데타 교사용).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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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문(브이 포 벤데타 학생용).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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