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육&인문학 강의

다큐영화 < 루스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

https://dia-na.tistory.com 2021. 1. 9. 08:37

2학기 2차 지필평가가 끝나고 창체 인문학을 준비하면서 종업식을 하기까지의 애매한 시간에

그 해의 영화 혹은 다큐를 골라 같이 보는 시간을 갖곤 했는데,

2020년 겨울엔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그것도 어려워졌다...  그래도 꼼수로 진행하긴 했다.

 

2020년 올해의 다큐는 단연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 이다.

 

타고난 성향은 온건파였을 터인데, 시대가 그녀를 전위로 이끌었다.

 

 

'악명높은' 이란 수식어가 그녀 앞에 붙은 이유는

긴즈버그를 칭할때 사랑과 존경을 담은 그녀의 애칭 노터리어스 RBG 때문일 것이다.

 

루스베이더 긴즈버그는 1954년 미국 코널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1956년 500명의 입학생 중 9명의 여성 중 한명으로 하버드 법대에 진학하였다.  남편 마틴 긴즈버그는 대학시절 그녀에게 반해 결혼을 한 뒤 평생 그녀의 동반자, 지지자로 외조를 아끼지 않았다. ( 그 시절 똑똑한 아내를 위해 기꺼이 그림자 역할을 자처했던 남편이 얼마나 될까 )

 

 

 

1970년대 미군에서는 임신한 여군은 퇴직을 종용받았다.

하지만 수전 스트러크 대위는 순수히 물러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한다.

당시 변론을 맡은 루스베이더 긴즈버그

 

 

1978년 10월 의회는 임신부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킨다.

 

1970년대 시민자유연맹에서 활동하며 '여성권리프로젝트'를 창설해 남녀임금차별 철페, 임신 여성의 건강권과 일할권리를 옹호했던 긴즈버그와 동료는 1970년대 미 대법원에 6번의 소송을 제기하여 5번의 승소를 이끌어 낸다.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대법권으로 지명받은 후

버지니아 군사학교에 여학생 입학을 허가하도록 한 판결부터 1999년 장애인들을 지역사회에서 분리하여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도록 하는 것을 차별이라고 판결하여 장애인 탈시설의 움직임을 확산시켰다. 

2007년에는 타이어회사에서 근무했던 여성이 남녀임금격차에 반대하여 승소한 것을 대법원이 뒤집은 것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견을 표명했고, 2015년에는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2016년 낙태시술을 제한하는 텍사스주의 법안을 폐지하는 판결에도 일조했다.

 

긴즈버그는 8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는데,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그녀의 당당한 행보를 보며 2013년 법대생 샤나 니즈닉은 90년대 미국 랩 음악계를 동서로 양분했던 뉴욕 브루클린 출신 노터리어스 B.I.G 이름을 딴  '노토리어스 R.B.G' 블로그를 개설한다.

이후 판결문에 따라 바뀌는 레이스와 왕관을 쓴 긴즈버그의 이미지는 문화의 아이콘이 되었다.

 

노토리어스 B.I.G의 죽음을 추모하며 퍼프 대디가 부른 I'll be missing you 추모곡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노터리어스 R.B.G 의 유래를 좇다보니 미국 랩음악의 역사까지 공부하게 되었다. 동서 랩배틀 편을 들라면 나는 서부의 투팍!

 

그녀가 싸웠던 것은 세상의 차별만이 아니었다. 1999년 대장암을 시작으로 췌장암, 심장 수술, 간암 투병을 이어가다 2020년 9월 췌장암이 재발하여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녀의 뒤를 이은 대법관은 또람프가 지명하여 현재 미 대법관의 구성은 보수판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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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변화를 가져온 재판에 임하면서 올곧은 판결을 내릴 수 있는 분별력의 원천을 육아로 꼽고 있는 긴즈버그.

<루스베이더 긴즈버그:나는 반대한다> 다큐를 보면서 인상깊었던 장면 중 하나.

재판의 판결은 아주 똑똑한 재판관이 아니라 평범한 삶을 사는 합리적 시민이 내리는 것이 타당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미국의 배심원 제도가 여론에 떠밀려 감성적 판결을 내릴 수 있다고 우려를 하고 하는데, 우리의 판결을 보면 과연 저게 상식적인 판결인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2020년에는 다큐 학습지를 별도로 제작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시간을 내어 만들어봐야지.

 

참고자료 :

그녀의 죽음을 계기로 신문에는 많은 기사가 떴지만 여성신문 글이 수업에 활용하기엔 적당하다.

 

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555

 

[세계 속 여성]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위대하고도 개인적인 유산 - 여성신문

지난 몇 년 동안 그랬던 것 같다. SNS에 긴즈버그 대법관이 입원했다는 소식이 올라올 때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가 치료를 잘 마치고 복귀했다는 소식이 올라올 때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

www.womennews.co.kr

 

이 글의 몇몇 그림파일은 글항아리 자료를 캡쳐해 수정하여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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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긴즈버그 책을 읽어도 좋겠지만

온라인 수업에서 나는 한국의 긴즈버그라고 할 수 있는 김영란 전 대법관의 책을 소개했다.

 

 

판사들 사이에서도 글 잘쓰기로 소문났던 김영란 대법관의 책은 딱딱한 소재에 비해 술술 읽힌다.

 

 

주문해놓고 생기부 때문에 펼쳐보지도 못하고 있지만, 믿고 추천해 보는 그녀의 책.

 

+ 읽어보니

- 이 책은 우리 헌법 내용을 풀어 쓴 게 아니다. 87년 체제 헌법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 통합사회 4단원 인권 보장과 헌법 단원에서 인권보장의 역사를 다룰 때 배경지식으로 읽으면 좋을 내용들이다.

- 대헌장이 등장하기 까지의 헨리 2세와 존왕에 이르는 영국의 역사를 시작으로 권리청원과 권리장전까지 이어진다.

(그동안 내가 존 왕을 너무 오해했다. )

- 더불어 프랑스 혁명 과정에서 탄생한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미국 독립선언서, 바이마르 헌법이 등장하기 까지의 역사가 분량에 비해 꽤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역사 덕후들은 마냥 좋아라할 내용이고, 정치와 법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라면 미리 읽어 두면 좋을 상식이 담겨 있다.

- 자칭 문학소녀였다고 고백했던 저자인지라, 각각의 법전 시기를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에 대한 설명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 사다 놓고 우선 순위에 밀려 읽지 않은 <두 도시 이야기>를 펼쳐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