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아메리칸 셰프 > IT세상에서도 가족은 소중해!

https://dia-na.tistory.com 2015. 1. 19. 00:38

취향이 같은 친구가 집근처에 산다면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몇 안되는 복일거라는 생각을

영화를 볼 때 하곤 한다.


나는 <명량>을 보지 않았다.

새해 들어선 <국제시장>을 보지 않았다.

뭔가 매스콤이 들떠 찬양하는 영화를 피하게 되는 마이너 성향을 가진 탓일 수도 있고,

유행에 쉽게 동참하고 싶지 않아 하는 근성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 영화 보는 곳도 중요해


일요일 오전 아트나인을 찾았다.

연구년을 보내면서 알게 된 완소 영화관




메가박스 이수 12층에 위치한 이 곳은 상영관이 두 개다.

좌석 역시 많지 않지만 만석이 된 것을 본 적이 없다.

12층에 위치해 상영전에 들어가면 이수역 근처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 영화가 상영되면 스크린이 내려온다.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고 정시 상연을 준수할 뿐 아니라

영화마니아들이 찾기 때문에

영화 상영 중 느끼게 되는 감정적 불편함이 없다.

(영화 상영 중 스마트폰 불빛, 앞좌석 발로차기, 음식물 씹는 소리 등등이 없고 영화상영후 10분이 지나면 상연관에 들어갈 수 없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야 좌석에 불이 켜지고 관객들 또한 불이 켜지면 이동한다.

또한 12층 입구에 들어서면 이트나인 카페테리아가 코앞에 있어 사람 기다릴 때 무료함이나 번잡함이 없어 좋다.

혼자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도 이 곳의 미덕.


♧ 영화 '아메리칸 셰프 '


오늘 본 영화는 <아메리칸 셰프>다.


                  

 

원제목은 셰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굳이 국적을 밝혀 <아메리칸 셰프> 로 개봉했다.

아트나인에서 상영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대중성이 있는 가족 영화다.


네이버 영화에는 친절하게 영상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스포가 포함됨 >




<아이언 맨> 감독인 존 파브로가 감독, 주연을 했다.

그의 파워 덕분인지 조연으로 출연하고 있는 배우진도 빵빵하다.


더스틴 호프만이 레스토랑 주인으로,

스칼렛 요한슨은 레스토랑 매니저,

심지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약간 똘끼 있는 전처의 남편으로 잠깐 나온다.



유명 레스토랑 셰프로 일하면서 10살 아들을 둔 아버지인 칼이 왜 이혼을 했는지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검색을 해 보니 요리에 몰두하느라 가정을 등한시 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레스토랑에는 썸 타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는 몰리(스칼렛 요한슨 분) 가 있다.

머리색을 흑갈색으로 염색을 하고 나와 맞나? 하는 의심이 잠깐 일었다.

직장에 저런 여인이 있으면 이혼하고 싶을만 하네 라는 생각이 들 무렵

아들과 살고 있는 전처가 나온다. 소피아 베르가라. 금발에 글래머, 엄청난 미인이다.

그녀는 쿠바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 부모님도 쿠바풍의 재즈음악을 한다.

- 미국 영화지만 영화속을 채우는 음악은 라틴 계열이다.


복도 많은 놈. 아니 뭐 주변 여자들마다 다 퀸카야!

하지만 내가 감독이래도 내 주변의 상대 배우를 미남으로 채울 것 같다.

또 여느 평론가 말처럼 주연인 남자 배우가 흔남이기에 조연들을 화려하게 채워야만 했겠지.


평론가에게 가한 폭언이 유튜브에 올라가고 TV 방송에도 나가게 되자

일자리가 끊긴 칼은 의기소침해 한다. 그때 그에게 힘을 실어 준 것은 전처와 아들.

아들을 위해 찾은 마이애미의 리틀 하바나에서 '리틀 하바나 쿠바 샌드위치'먹고

이것을 푸드트럭에서 팔게 되면서 영화의 후반부가 진행된다.



푸드트럭 EL JEFE가 달리는 여정은 팜플렛에서 따 왔다.

( EL JEFE= 셰프 )


영화 장면 중 평론가에게서 변화를 두려워하는 할머니 같다는 평을 듣고

밤을 새워 요리를 연구하는 칼의 주방에 한식당에서나 볼 수 있는 식기와 고추장이란 말이 나와 의아했다.


 

사진 앞쪽에 있는 게 고추장인 듯.

다른 사진엔 호박 나물 무침이 있는 그릇도 있다.


영화 주연을 맡은 존 파브르는 영화를 위해 직접 요리를 배우기도 했다는데

영화 엔딩 크레딧 끝 부분에 한인 주방장에게서 요리를 배우는 그의 모습이 나온다. (이부분은 번역이 안되어 있어 아쉽.)


알고 보니 한인 주방장은 IT와 요리를 접목해 2008년 푸드 트럭을 몰며 SNS로 이름을 날린 한국계 미국인 셰프 로이 최다.

영화 또한 그의 인생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


♧ 영화 밖에서

음식+IT 접목으로 미국을 제패한 셰프 '로이 최' 화제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4050913512241912

 


                                                       이 남자다.



                                            사진출처 : 아시아 경제 2014. 05.10


영화에서 칼은 2주에 한번씩 만나는 아들에게 SNS 사용법을 배우면서

아들이 놀이공원 같은 데서  노는 것보다 배움을 주고 받는 지금이 좋다는 말을 듣고 아들에게 요리를 가르친다.

칼이 푸드 트럭으로 성공한 배경에는 IT 기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10살난 아들의 활약이 크다.

영화 배경이 20년 전이었으면 칼은 동네에서만 유명한 요리사로 전락 했을 수도 있단 말이다.

- 나이를 먹으면 부모나 어른에게는 늘 어린 사람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편견이 들어서게 되는데

 사회의 변화가 빠를 수록  배움이란 수직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는 걸 깨달아아 한다.


영화는 불완전 고용이 대세인 현상황에서 조금이나마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일에 매몰되어 중요한 것을 놓치지 마라 (아버지로서의 역할)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해라 . ( 하고 싶은 요리를 하면서 셰프로서의 기쁨을 느끼는 칼)

로이 최와 같은 성공이 극히 일부의 사례이긴 하겠지만,

밝은 이야기는 마음도 밝아지게 하는 법이니.


♧ 왜 '아메리칸' 셰프 일까?


포스팅을 마무리한 후 갑자기 왜 이 영화 제목이  '아메리칸' 셰프일까 하는 의문을 다시 품는다.

오래 전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톰 크루즈 주연의 <우주 전쟁>이란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외계인과 사투를 벌이는 톰을 보며 도대체 언제쯤 지구를 위해 외계인을 물리치는 거야? 하고 조마조마 할 무렵

외계인들은 지구의 바이러스에 걸려 스스로 자멸하게 되며 영화가 막을 내려 황당했던 기억이 있다.

이미 미국은 2000년대 초기부터 영화속에서 강한 가족주의의 모습을 보여왔다. 사회도 정부도 아닌 가족이 모든 사건을 해결한다.

고급 레스토랑의 유명한 셰프임에도 실직을 한 후 푸드트럭 한대도 마련할 만한 자금이 없는 칼.

도대체 번 돈을 어디다 다쓴 거야? ( 박봉이라기 보다는 주거비를 비롯한 생활비가 큰 탓이 아닐까. 물론 전처에게 보내는 양육비도 큰 몫을 했겠지만)

그의 경제적 난관을 해결해주는 것도 전처인 가족.

사회적 안전망이 느슨한 미국에서 기댈 수 있는 것은 가족뿐이기에 영화 제목이 저리 변하지 않았을까?

유럽판이었다면 이 영화는 다른 인간관계가 펼쳐지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