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에서 온 영화 <교실 안의 야크>

https://dia-na.tistory.com 2020. 10. 13. 17:55

 

 

 

통합사회 7단원 문화의 다양성에는 자연환경 및 인문환경에 따라 나뉘는 문화권을 다룬다.

그 중에서도 고산지역에서는 야크를 방목하며 이로부터 의,식,주를 해결한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한 학생이  " 야크가 뭐예요?" 라고 물어와서, <교실안의 야크> 소개 영상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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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안의 야크'는 2019 부산 국제영화제 출품작이다.

2020년 9월 30일 개봉작이지만 이미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였던 터라 구글 맵을 보면 이 영화를 봤음직한 사람들이 검색한 흔적이 나온다.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 월요 코너 '김세윤의 영화음악'에서 김세윤씨가 올해 가장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지 않고 노트북 화면으로 봤다고 고백하기에 한글날이 끼어있는 연휴에 상영관을 검색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해발고도 4,800미터 오지 마을에서 태양열 배터리를 이용해 촬영했다는 말에 지리 전공샘과 보면 영화가 더 풍성해질 것 같아 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서 두명의 샘들과 영화를 관람했다.

 

 

 

명동에 원래 저런 입구가 있었나? 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10월 13일 BTS 멤버 지민의 생일을 기리는 중국팬덤의 열정이 명동사거리에 열지어 꽂혀 있었다.

 

 

 

길을 따라 가면 명동예술극장앞에는 지민의 솔로곡 '세렌디피티'의 무대를 형상화한 설치미술이라고 해야하나... 하여간 소듕한 지민이 거품안에 서 있어서 전 세계인들에게서 생일을 축하받는 그가 잠깐이나마 부러워했다는.

 

 

 

 

영화는 부탄의 수도 팀푸에서 4년차 교사인 유겐이 교육부 장관에게 불려가 질타를 받으며 시작한다.

부탄에서는 우리나라 1970년대처럼 사범대를 나오면 5년간 교사로 의무복무를 해야하는데, 신세대인 유겐은 교직이 맞지 않는다며 호주 이민을 꿈꾸고 있다. 교육부 장관은 1000명의 교사중 이처럼 무책임한 교사는 처음이라며 남은 1년간의 임기를 부탄에서도 가장 오지인 '루나나'지방으로 발령을 낸다. ( 작은 나라이다 보니 교육부 장관이 교사 임지를 직접 결정하나보다.)

 

 

 

루나나를 가려면 지도의 가사지역까지 버스로 이동한 뒤

그 후로 8일간을 걸어야만 한다. (중간에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해가며)

가사까지 마중 나온 마을 사람들 둘(미첸과 상게)과 유겐이 건넜던 저 다리는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려 지금은 잠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탄은 외국 문물 유입될 경우 전통문화가 파괴될 것을 우려하여 TV와 인터넷을 금지하다

1999년에야 이를 허용했고, 휴대전화를 허용한 것은 2003년이라고 한다.

유겐같은 젊은이들은 최신형 스마트폰를 사용하는 등 개방의 물결 속에 있다.

그런 그에게 루나나의 허름한 시설은 가뜩이나 교육자로서 자질 제로라고 생각하는 그를 더 지치게 만든다.

그래서 곧바로 마을의 촌장에게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는데...

 

 

 

이렇게 천진난만한 반장이 방문을 두드리며

"선생님, 수업은 8시 30분에 시작하는데, 지금은 9시예요"라며 아침잠을 깨운다.

얼떨결에 조회를 하고 수업을 하게 되는 유겐.

(잘 뽑은 반장이 1년 학급 살림을 좌우하는데, 그것은 어디나 마찬가지인가보다.)

 

 

 

부탄에서도 가장 긴 겨울을 자랑하는 루나나인지라 하계인데도 밤은 춥다.

난로에 불을 지피려면 종이가 필요한데 이곳에서는 돈만큼 귀한 종이.

마을에서는 야크의 배설물을 말려 종이 대신 불붙이는 용도로 사용한다.

유겐에게도 야크 dung이 필요하다.

산비탈을 돌며 야크 배설물을 채집하다 만난 양치기 소녀.

청아한 양치기의 노래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유겐은 그녀에게 양치기의 노래를 가르쳐 달라고 한다.

- 여기엔 그녀의 미모도 한몫을 했을 터.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전문 배우가 아니고 현지인들이라고 한다.

- 호주로 이민가 뮤지션을 꿈꾸는 유겐역의 배우와 그를 마중온 미첸은 실제 가수라고 한다.

(가수를 캐스팅한 이유는 물과 기름처럼 유리된 유겐과 루나나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음악이 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 양치기 소녀도 마을 사람이고,

맑고 초롱한 눈망울의 펨잠도 마을의 소녀이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영화 감독과 출연배우 두명이 GV에 참여했는데, 왜 펨잠은 안왔냐는 질문에 감독은 학교에 다녀야해서라고 답한 바 있다.

 

 

 

학교안의 교실이라는데, 칠판도, 종이도 교과서도 없다.

- 물론 책도 없다. 그래서 알파벳 C로 시작하는 CAR를 아이들은 모른다고 답한다.

 

동절기전까지 머물기로 한 유겐은 미첸과 함께 칠판과 백묵을 직접 만들고

자신의 숙소 창문 바람막으로 발라놓은 전통지를 잘라서 학생들의 연습장을 내줄 정도로 참다운 교사로 성장한다.

 

루나나에 부임한 첫날 아이들과 대면하면서

한 아이에게 커서 뭐가 될거냐고 심드렁하게 묻던 유겐.

아이가 "교사요~"라고 하자,

이유를 묻는다.

그때  아이의 대답이 이 영화의 백미

" 교사는 미래를 어루만지는 직업이니까요."

그 아이는 촌장의 아들이었다.

평소 촌장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라는 거.

 

touch the future를 이렇게 멋스럽게 번역했다.

 

 

 

루나나에서 야크는 신성한 동물이다.

어쩔 수 없이 야크를 시장에 내놓을 때, 루프를 던져 목에 걸리는 야크를 판매한단다.

야크는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내 준다.

젖과 털과 배설물까지.

교실안에 야크를 들여놓은 이유는 땔감이 필요해서이지만,

야크는 참다운 교사를 상징하는 은유적 장치일 것이다.

 

 

 

급격한 근대화를 추구하다 강대국의 식민지로 전락한 주변국을 보며

개발을 미루고, 자신의 땅을 국민들에게 나눠주며 농민들이 자신의 농지를 갖게 하고,

자발적으로 전제군주정을 버리고 입헌 군주제를 실시할 만큼 개혁적인 부탄의 왕가는 국민의 신임이 높고

국민행복지수 개념을 창안해 한 때 행복감을 느끼는 나라 1위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급된 현재, 부탄 사람들의 세계행복지수는 한참 아래로 떨어졌다.

(주관적 지표인 국민행복지수와는 달리 세계행복지수에는 기대수명, 문자해독률 등 객관적 지표가 반영된 것도 그 이유가 되었을 것이고 또한 행복지수를 묻는 설문에 응하는 사람들 자체가 문자해독이 가능한 중산층이라 행복지수가 높게 나왔다는 말도 있다.)

 

의료혜택이 무상 제공되지만 부탄의 1세 이하 영아 사망률이 2015년 기준 1000명단 30.5명으로 높은 편이고,

2012년 기준 기대수명은 67.9세이며 문해율은 2015년 기준 64.9%이다.

 

부탄의 교육열은 높아서 고3 수험생의 60%가 대학에 진학하지만 막상 대학을 나와도 취직할 곳이 마땅치 않아 젊은이들은 부탄을 떠나고 싶어하고 마약에 찌들어 사는 것이 현재 부탄의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는데, 영화에서 보여주는 유겐의 모습이 현재 부탄 젊은이의 표상으로 봐도 될 듯 하다.

 

그렇다고 해도...

고가에 해당하는 부탄여행을 다녀온 이들의 여행기에는

낙후된 환경속에서도 그들의 순박하고 수수한 마음에서 행복감이 묻어난다고 묘사되어 있다.

 

홀로 계신 할머니를 부탄에 남겨두고 유겐이 훌훌 호주로 떠날 수 있던 배경에는 거지, 고아원, 양로원이 없다는 부탄의 사회적 자본이 한몫 했을 것이다.

그 때문에라도 부탄인들의 미래인 지금의 우리는 그들의 개방과 발달이 조금 더 천천히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는 것이고.

 

우리의 답사대장은 영화를 보고나서 방글라데시-네팔-부탄을 도는 베낭여행학교를 구상하였다.

자, 그렇다면 지금 할 일은

코로나가 물럿기를 바라는 마음과

관광객수 제한 따라 여행객 1인당 하루 체재비용 200~250$를 부탄 관광청 방침을 따를 수 있도록 통장을 불리는 것.

( 부탄 여행 체재비용에는 숙박비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현지 가이드 안내에 따라 관광을 해야해서 개별 여행은 불가다. )

 

덧.

아이들이 생각보다 영어를 잘한다. 이유는 지역의 방언이 많아 모국어인 종카어와 함게 영어가 공용어이기 때문이다. 문맹률과는 별도로 영어가 통용되는 나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