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도서목록을 갖고 싶다면, 『수상한 북클럽』

https://dia-na.tistory.com 2015. 1. 15. 22:12




수상한 북클럽

저자
박현희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4-12-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가장 뜨거운 열여덟에 만난 열세 권의 책! 학교에서 손꼽히는 문...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학교에서 사고를 쳤다.

누적된 벌점이 많아 학교에서 잘릴 지도 모를 상황.

다행인지 불행인지 학교에서 내린 처벌은 <수북형>이다.

수북형이란? 매달 한번 수요일에 모여 1년간 북클럽 활동을 할 것!

(그렇다. 이 책은 책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런 연유로

창고나 다름없는 북카페 숨ː에 모여든 네 명의 아이들


몰락한 일진 짱 정영주

부상당한 축구 천재 박민석

공감능력 바닥인 만년 전교 2등 윤정환

외코콤플렉스 쩌는 소심이 김의영


네 아이들이 한곳에 모인 그 사고의 이유도 제 각각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얘는 무슨 사고를 쳤지?'가 궁금해지고

네 아이의 고되었을 인생의 굴곡이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북카페 숨ː의 주인장은 독서 모임을 이끌지만,

그녀는 살짝 거들기만 할 뿐 토론의 주체는 네 명의 아이들이다.

한 달에 한 권 정해진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동안

날이 서있거나 무채색이었던 아이들이 다져지고 채워지고 어울려간다.


알라딘 신간 소식을 담은 이메일로  이 책의 출간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은근 책선물을 기대했는데 역시나 박현희샘이 친필 싸인을 담아 선물해주셨다.

지난 주는 협동학습 연수를 정리하느라 한곳에 모셔 둔 책을 주말이 되어서야 펼칠 수 있었다.


단숨에 읽고 나니,

최근 들어 한 해에 평균  3권의 책을 집필하시는 박현희 샘의 책들 중 이 책이 단연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의 필력이 한곳에 응집되어 나타난 듯,

재미와 의미 모두를 다 잡았다.

부러움과 함께 부끄러움도 일었다.


북클럽 아이들이 읽어낸 책의 절반도 나는 읽지 않아서였다.

혹여 읽었더라도 아동용 세계문학전집 정도로 읽고 그친 경우도 있었고 줄거리가 가물가물한 책도 있었다.


한 달에 한번 수요 북클럽이 끝날때마다 주인장이 보낸 편지에 쓰여 있는 책 이야기는

청소년이 아니라 성인들이 읽어도 좋을 깊이를 지니고 있다.

-물론 『소설처럼』을 비롯한 13권의 책 역시 성인이 읽어도 좋을 책들이다.


그이 덕분에 이 책에 실린 책목록 중 내가 읽지 않은 책들을 주르르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 중 이 책의 맨 앞에 지나가듯 소개된  다니엘 페낙의 『소설처럼』을 가장 먼저 읽을란다.

책에 소개된 부분은 이렇다.


" 인간은 살아있기 때문에 집을 짓는다. 그러나 죽을 것을 알고 있기에 글을 쓴다.

  인간은 무리를 짓는 습성이 있기에 모여서 산다.

  그러나 혼자 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책을 읽는다.

  독서는 인간에게 동반자가 되어 준다.

  하지만 그 자리는 다른 어떤 것을 대신하는 자리도, 그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

  다만 삶과 인간 사이에 촘촘한 그물망 하나를 은밀히 공모하여 얽어놓을 뿐이다.

  그 작고 은밀한 얼개들은 삶의 비극적 부조리를 드러내면서도 살아간다는 것의 역설적인 행복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만큼이나 불가사의하다.

   그러니 아무도 우리에게 책과의 내밀한 관계에 대해 보고서를 요구할 권리는 없다."

                                                                                                                                 -pp. 16~17 -



이 책에 소개된 12권의 책들을 모아보았다.

그 중 유독 펭귄클래식 출판사가 많은 이유는 저작권과 관련이 있다.

책소개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책 내용의 일부를 인용하다보니 그에 따른 저작권료를 지불해야한다.

(책을 소개하면 판매가 늘어날텐데도...)

펭귄클래식을 비롯한 몇몇 출판사는 저작권료와 상관없으니 맘껏 인용하라고 관용을 베풀었고

번역의 질 차이가 크지 않은 고전이다보니 펭귄이가 더 많아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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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신사모 샘들과 이 책이 픽션일 수 밖에 없는 이유로 한가지를 꼽았다.

현실의 네 아이는 대부분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읽어낼 만큼의 독해력을 갖추지 못한다.

그래서 첫번째 책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라면 이 정도의 꿈은 꾸어야 하지 않을까?

자주 아이들은 교사의 기대치를 넘어서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