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 도서목록이 필요하다면, 『사회선생님이라면 어떻게 읽을까』

https://dia-na.tistory.com 2015. 3. 1. 10:44

 지난해 EBS 다큐프라임에서는

<슬로리딩> 3부작이 방영되었다.

슬로리딩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던터라 그닥 새로울 것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큐 첫시간에 나를 놀라게 한 건 아이들의 독서량이었다.

 

 용인 성서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의 월간 평균독서량은 못해도 30권이상이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독서는 초등학교때 이미 끝났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다독의 문제점은 다상량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또 많이 써야 자신의 생각을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데,

다독의 문제는 그 ' 다(多)'에 매몰되어 생각하고 쓸 틈이 없어지는 것이다.

 

용인 성서초등학교에서의 한학기 동안 행해진 '슬로리딩'의 힘은 놀라웠다.

아이들은 책을 읽다 궁금해지면 다른 문헌을 찾아보고 자신의 진로를 발견하기도 한다.

오감으로 읽는 슬로리딩은

일본의 하시모토 다케시 선생이 50년대 말부터 30년동안 <은수저>란 책 한권으로 국어수업을 진행하면서

다수의 도쿄대 입학생을 배출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단순히 명문대 입학생 증가가 그의 업적을 빛낸 것만은 아니다.

일본의 요직에 근무하는 하시모토 선생의 제자들은

선생님의 수업이 빛을 발한 건 사회에 진출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은수저>를 읽고 저마다 한편의 논문을 마무리하며 졸업했던 학생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때의 활동을 떠올리며 자신의 영역에서 창의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3년전 사회교사모임에서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이란 책을 접하며

'우리도 이 책에 소개된 『은수저』란 책 처럼 문학과 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소설이 없을까?'

 

' 사회과에서 정치 혹은 경제 영역을 아우르는 책을 선정해 한권의 책을 천천히 읽게 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고민을 오랫동안 해 왔다.

 

그러다가 경기도중등독서토론교육연구회의 송승훈 샘의 강연을 듣고

곧바로 사회과 교과독서를 시작했다.

 

1. 교과와 관련된 혹은 사회현상을 다룬 사회과 도서목록을 선정한다.

2. 학생들에게 15권정도의 교과도서목록 중 한권을 선택해 구입하게 한다.

3. 1주일 중 3번째 사회시간은 교과독서를 한다. ( 선택한 책을 가지고 와서 읽는다)

4. 책을 소개하고 자신의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고 이것은 수행평가에 반영한다.

 

 

하지만 급하게 운영하다보니 첫번째 활동부터 문제가 생겼다.

혼자서 도서목록을 선정하다보니 아이들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이 많았고,

대충 훑어 본 책도 있어 교과 도서로 선정하기에 무리가 따르는 책도 있었다.

 

 

 

그래서 지난해 연구년 기간동안 신사모 샘들과 함께 사회과 교과독서를 위한 도서선정 활동에 들어갔다.

2주에 한번씩 모여 서로가 추천한 책들을 읽고 사회과와 학생들에게 적합한 책들을 골라

각자 한편의 소개글을 써 오는 활동을 이어가기를 1년.

그간에 써온 글들을 모아 책을 펴 냈다.

 

 

바로 이 책이다.

음...

도서 표지가 맘에 안든다고 아우성을 치기도 하였으나

항간에 도서표지에도 복고바람이 분다니 걍 이해하고 패쓰!

 

일정한 영역구분없이

그간 읽어 온 책이나 서점에 나온 책들 중에 괜찮다 싶은 책들을 무작위로 골라 글을 썼는데

편집장이 센스있게 영역을 구분해 주었다.

 

1장 스스로

 

   여기엔 『남쪽으로 튀어』『아슬아슬한 연애 인문학』『알바에게 주는 지침』『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등등의 책이 소개되어 있다.

정서적 독립을 위한 밑거름이랄까... 사랑이든 사회든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누군가에게 의지만 해서는 안된다. 독립된 개인이 협력을 하며 가꿔나가야한다. 그래서 '스스로' 일어서는 힘이 필요하다.

 

2장 거꾸로

 

『200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테마명작관-돈』『파도』『도시에서 죽는다는 것』등등

사회과목은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 현상에 대해 의문을 품으며 원인과 현상을 꿰뚫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는 늘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 이유를 제기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며 한걸음 한걸음 전진해왔다.

당연한 것들에 대한 물음 '거꾸로'에 소개된 책들이 묻고 있다.

 

 

3장 더불어

 

『20년간의 수요일』『10대와 통하는 땅과 집 이야기』『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3.11 이후를 살아갈 어린 벗들에게』

등등

교육의 최종적 종착지는 더불어 잘 사는 게 아닐까.

나만 잘 사는 게 아니라 나를 둘러싼 사회가 건강해지고 그래서 내가 더 행복해지는 것.

나와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을 돌아보아야한다.

'더불어'는 함께 잘 살아나가기 위한 돌아보기 이다.

 

이 중 올해 나는 '더불어'편에 소개된

『잘 산다는 것』으로 교과독서를 진행하려 한다.

수업중에 책을 읽고 수업중에 활동을 마무리해 수행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내용이 홀쭉해진 고1사회 영역을 채우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필요한 시점. 바쁘다 바뻐.